2018/06/25
에어팟에 대한 만족감
얼추 3주전부터 에어팟을 써보니 기존의 블루투스 이어폰을 뛰어넘는 편의성을 보여준다. 아이폰과 함께 써서 그런 것인데 귀에 걸면 자동 페어링, 한쪽 빼면 일시 정지. 두쪽 빼면 정지. 오른쪽 톡톡 치면 시리, 왼쪽 톡톡치면 다음트랙. 뚜껑열면 배터리상태가 폰에 표시.
무엇보다 귓구멍속에 넣는 인이어타입 이어폰은 가장 작은 팁을 끼워도 착용이 불가능하거나 또는 가능하더라도 통증 때문에 무선 이어폰 선택의 폭이 좁았다. 기존 이어팟처럼 착용하면 되니 오래 끼어도 편안했다.
가장 걱정이었던 것 중 하나가 길거리에서나 운동할때 빠지지않을까 였는데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오히려 줄이 걸리적거리지도 않았고, 줄 자체의 무게라는 것도 없으니 직접적인 접촉 예를 들어 어깨죽지 들어올려 귓가의 땀을 닦다가 치는 일 정도만 주의하면 빠질 일은 없어보인다.
백비트고2, 소니 AS800BT, 애프터쇼크, 알리발 TWS 등의 무선 이어폰을 거쳐 최종판인듯 싶다. 과장을 보태자면 석유풍로 쓰다가 도시가스 쓰는 느낌이다.
2018/06/22
손목시계로써 워치3 적응 실패
에플워치3를 며칠간 사용하다가 결국 반품해버렸다. 가장 큰 이유는 시간을 제대로 보기 어렵다는 것. 기존의 손목시계를 사용하던 사람이 애플워치로 이동하기엔 습관과 노력을 꽤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선 시계 "힐끔"보기가 되지 않는다. 길을 가다가 현재 시각을 알고 싶을 때 일반 시계는 팔을 들이올리지 않고 손목만 살짝 꺾고 앞쪽으로 돌려주면 그대로 시계를 볼 수 있다. 책상에 손을 얹고 키보드를 치고 있을 때, 필기를 하고 있을때에도 마찬가지로 그냥 힐끔 보기가 가능하다. 시계를 차고 있는 손목이 어느 위치에 있건 얼추 시계 표면과 45도 정도의 각도만 맞으면 현재시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애플워치(를 비롯한 스마트워치류)는 충분히 손을 들어 올려 얼굴 가까이에서 시계를 틀어야 화면이 켜진다. 일단 켜지면 어느 각도에서 보건 시인성에는 문제가 없다. 이 화면을 켜는데까지 필요한 시간과 (위치, 각도, 움직임에 대한) 조건에 맞는 행동을 늘 해야한다는 점이 꽤 불편했다. 물론 불편이라는 것이 익숙해지면 사라지는 것이기에 적응하면 되는 문제긴 하다. 다만 더 큰 문제가 하나 있다.
음악을 재생하고 있지 않을 때에는 사용자가 지정한 시계 화면을 보여준다. 그런데 음악을 재생하고 있을 때에는 음악 플레이어 컨트롤러가 기본 화면이고 시계는 오른쪽 위에 조그마한 글씨로 바뀌어 표시된다.
아날로그 시계 페이스니까 내가 시계를 보는 순간 둥근 문자판에 바늘이 보이겠지? 를 기대하고 시계를 봤으나 현재 재생중인 음악과 컨트롤러가 보이고 현재 시각은 오른쪽 위에 작게 표시되어 있다. 액정 화면의 시계 이미지를 순간적으로 봐도 시침과 분침의 위치로 현재 시각을 파악했는데 음악 재생시에는 일단 "아차! 뭐지?" 하고 다시 오른쪽 위 숫자를 찾아 읽어야 했다.
음악이라는게 길을 가면서 일을 하면서 쉬면서 편하게 듣는 경우가 많고 늘 현재 곡명에 대한 정보, 재생이냐 일시 멈춤이냐의 기능등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단지 음악을 재생하고 있다는 이유로 시계 기능이 매우 축소되어 버리고 심지어 전체화면 아날로그 시계였다가 작은 폰트 문자 시계로 게다가 다른 위치에 표시되어 버리면 현재 시각을 알기 위해 정신적으로나 시각적으로나 피곤한 일이었다.
물론 이 또한 익숙해지면 해결될 문제일 수도 있으나 며칠간 써본 경험으로는 속으로 "아~ ㅆㅂ "소리만 나왔지 적응이 어려웠다.
게다가 9월에 워치4가 나올려는지 어쩔려는지 모르겠으나 그때 다시 도전을 해보던가 말든가 하지, 일단은 적응 포기.
2018/06/11
아이폰 배터리 교체 시기
연초보다 아이폰7의 배터리가 빨리 닳는 느낌이다. 설정에서 보니까 배터리상태는 88% 이고 맥에서 코코넛 배터리로 보니 430회 싸이클이라 나온다. 올해까지 배터리 교체비용 할인이라 애플 AS센터에 다녀왔다. 기기를 점검한 엔지니어 왈, 교체해도 체감할만큼 배터리 성능이 늘어나지는 않을거 같단다. 빨리 닳는다고 느껴졌던건 역시 느낌적인 느낌이었던 것인가? 아무튼, 배터리 상태 기준으로는 84% 언저리, 싸이클 수로는 500회 즈음 교체 하는 편이 나을 거라 한다. 알겠다고 하고 일단은 교체하지 않고 돌아왔다. 결국 이 두 조건에 올해 안 (대략 올 가을무렵) 이라는 세가지 조건 중 하나에 해당하면 교체 하면 될듯 싶다. 엔지니어가 했던 말 중에 ios 11이 배터리를 좀 많이 잡숫는 경향이 있는듯하다고도 하니 9월에 ios 12와 새 폰이 발표도 되면 선택지는 더 있는 셈이다.
2018/06/07
애플뮤직 1년구독 등록
음악 감상 방법이 그간 로컬 파일, 스포티파이, 애플뮤직, 재즈라디오닷컴 네트워크, NAS, 멜론,벅스 등 국내 음원서비스를 돌고 돌아 결국 애플뮤직 1년 구독으로 (일단은 1년간) 정착했다.
원래 좋아하는 노래들은 언제든 들을 수 있어야하고, 좋아하는 가수의 새 노래도 들어야 했다. 때론 선곡에 신경쓸거 없이 재즈 라디오를 틀어놓아야 할 때도 있고 이런저런 목적의 플레이 리스트도 만들 필요도 있다. 운전하면서 시리야 아무개 노래 틀어줘 하고 바로 듣는 편리함도 좋다.
아울러, 밤새 id3 태그 정리와 그동안 잘못 인코딩된 한글 태그 수정, 또 커버이미지 구해서 입히는 일은 이제 그만하고 싶다. mp3을 파일로 많이 갖고 있다는것도, LP판 수집하는 것과는 다르다. 내 하드에 있건, NAS에 있건, 지구 반대편에 있건, 무슨 인터페이스를 통해 날아오건 비트가 전송되어 내 이어폰의,스피커의 진동판을 흔드는건 1초안에 이뤄질 뿐더러 수용자 입장에서는 소스간 차이를 구별할 수도 없고 구별할 필요도 없다.
2018/05/30
애플워치 공홈 구입 후 반품. 역시 공홈이야.
아이폰과 맥북 구입시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애플 공홈에서 주문한다. 제품 불만족시 (처음엔 4주였지만 지금은) 2주내 환불 규정이 공홈 구매의 큰 잇점이다.
몇달전부터 고민하다가 최근 애플워치3을 구매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저께 공홈에서 주문하고 어제 제품을 받았다. 이리저리 설정하고 사용법을 익히다가 오후 늦게 발견한 뉴스. 다음달 중순에 LTE 모델이 출시 된단다. 지금 모델은 블루투스 모델이라 아이폰과 함께 있어야 전화,문자,알림을 받을 수 있고 여태까지는 블루투스 모델만 판매하고 있었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워치3 배송 받은것이 12시 30분경, LTE 국내 출시 소식이 전해진 것이 14시 경이고 뉴스는 17~18시 경 확인했다. 두말할 필요없이 바로 반송 신청하고 워치를 폰과 페어링 끊고 내 기기에서 삭제. 전원을 끄고 재포장해서 담아 두었다. 14일이내 환불이지만 어차피 환불할 결심이라면 빨리 하는 편이 낫다. 괜히 며칠 더 사용하다가 조그만 흠집이라도 나게되면 LTE 모델 출시일에 즈음해서는, 눈물 흘리며 기존 제품을 사용해야하는 사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반나절 써본 결과...
- 손목이 굵지 않은 편이어도 역시 42mm가 낫겠다.
- 스포츠밴드가 꼭 운동할때 아니어도 그럭저럭 괜찮아 보인다.
- 스테인레스 밴드도 주문해놓긴 했으나 이건 정장 입을 때만 제한적으로 사용하게 될 듯 싶다.
- 충전 거치대는 필요해 보인다. 다만, 나무나 플라스틱류로 마감되어야 제품 흠집을 막을 수 있겠다.
- 액정보호필름은 강화유리로 붙여보았는데 시계의 곡면 때문에 보호필름 크기가 무척 작다. 붙이고 나서도 테두리가 보기 불편할 정도로 떠 있다. 이 정도면 틈새 먼지 유입은 물론 수영시에는 즉각 분리될 것이다. 케어플러스 구매가 답인듯.
- 문자 회신을 시리로 해봤는데 음성인식 후 문자 변환률이 기대 이상으로 뛰어났다.
2018/05/28
저가형 커피점의 참을 수 없는 빨대정책
동네 전철역 근처에 저가형 커피점이 생겼다. 핫, 아이스 상관없이 작은컵 900원, 큰컵 1500원이다. 주문은 키오스크에서만 가능하고 빨대와 슬리브, 냅킨등은 셀프로 운영 중이다. 따뜻한 커피 주문할 때는 깨닫지 못했다가 아이스 커피를 사먹으면서 깨닫게 된 점이 있다.
빨대가 낱개 포장이 되어 있지 않다는 것. 즉 개별 빨대 수백개가 꽂혀있는 통에서 손님들이 직접 빨대를 빼는 것이다.
빨대보관함에 빨대가 세로로 보관되어 있으며 통의 깊이는 빨대길이의 3/4이나 4/5쯤 된다. 따라서 빨대를 집으려는 사람은 빨대에 입이 닿는 윗부분을 집어서 꺼내야 한다. 집고자 하는 단 하나의 빨대를 옆 빨대에 손 닿지 않게 정확하게 집어서 꺼내기는 쉽지 않다. 옆 빨대 두세개에는 손이 닿기 마련.
코 판손, 머리 긁은 손, 이거저거 만진 손, 화장실 다녀온 손. 땀과 유분에 떡된 손을 포함해 수많은 손길이 거친 빨대를 집어서 컵 뚜껑에 꼽고 입술을 대고 빨아먹어야 한다.
이 집 바로 옆집 다른 저가형 커피점 (톨 1천원, 1리터(ㄷㄷㄷ)1500원)에 가보니, 그 집도 빨대는 포장되지 않은 빨대를 사용한다. 다만 빨대는 셀프가 아니라 점원이 빨대를 집어서 음료 컵에 꽂은 후 내어주고 있었다. 빨대는 뉘어서 보관중이며 입이나 음료에 닿지 않는 옆부분을 잡아 컵에 꽂아준다. 이정도면 비포장 빨대라 하더라도 위생상 큰 문제는 없어보인다.
저가형 커피점에서 감수할 수 원가절감의 다양한 요소들 중에 첫번째 집의 빨대 정책은 용인하기가 어렵다. 매장에 문의하니 본사 정책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고 건의는 한번 해본다고 한다. 건의든 개선이든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 같고.
2018/05/23
단골 안경집과 치과 그만가기
아내가 오랫동안 이용했던 단골 치과와 안경점을 결혼 후 자연스럽게 나도 자주 가곤 했다. 치과는 과잉진료 안하고 친절한 곳이었으며 안경점은 지나가다 들르면 주기적으로 코받침을 교체해주고 안경알을 닦아주었으며 다리 나사를 조여주고 비틀어진 각도를 잡아 주었다. 또 명목상이라 하더라도 단골할인을 꾸준히 제공해주던 곳이었다. 꽤 만족하고 든든하게까지 여겼던 이 두곳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접고 다른 안경점과 치과를 물색하게 된 동기는 이러하다.
올 봄부터 잇몸에 통증이 있어서 치과에 가보니 한달 정도 매주 한번씩 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단다. 그러마 하고 매주 치과에 갔는데 갈때마다 치과의사의 마케팅 일장연설 순서가 있다. 생각해보면 이미 작년부터도 스케일링하러 갔을 때에 압박이 있긴 했지만 올해들어서는 부쩍 그 강도와 레파토리가 다양해졌다. 예방의학차원에서 자기네가 설립, 운영중인 관리전문 치과 프로그램에 연회비를 내고 등록해라, 죽염소금 사라, 비타민 주사 맞아라 (응?), 어느 나라에서 임상실험한 프로바이오틱스 사라, 얼굴 가리고 입 벌리고 치료받는 와중에 옆에서 꾸준히 말시키고 심지어 치료받는 도중에 고개 끄덕이든, 네네라고 하든 대답까지 유도하는데에서는 더 이상 참기 어려워졌다. 치과 치료시의 통증참기보다 추가판매 압박의 스트레스가 더 고역이니 말이다. 지역 카페에 문의해서 몇군데 친절한 병원들을 소개받았으니 다음부터는 그쪽으로 가볼 생각이다.
안경점은 왜 미운털이 박혔을까. 올 여름 선글라스를 새로 장만하기 위해 이번달 초 안경점을 방문했다. 이러이러한 스타일과 모양을 이야기하고나니 몇가지 안경을 보여주겠단다. TV며 버스광고로 많이 봤던 골프의류 메이커의 안경을 보여준다. 골프를 안치니 해당 메이커의 인지도에 대해서도 모르겠고, 패션메이커에서 나온 시계가 그러하듯이 기능적으로 뛰어난지도 모르겠다. 가격은 일단 30에서 시작. 30을 기준으로 위아래를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몇가지의 선글라스를 더 보여줬는데 보여주는 것마다 모두 그 메이커 제품만 보여준다. 모양도 그닥 마음에 드는게 없고 하여 일단 생각해보겠다고 하고 자리를 피했다. 시내 서너군데 안경점을 더 들렀다가 마지막으로 백화점 안경코너에서 딱 찾던 스타일의 안경 발견. 가격도 적당했고 백화점 멤버쉽 할인에 아내가 갖고 있던 백화점 상품권까지 사용할 수 있었다.
기존 안경과 선글라스의 유지보수를 위해서는 그 안경점에 계속 가긴 가야겠지만 다음 새 안경 주문까지 하진 않을듯 싶다.
단골의 장점이라는게 고객의 요구사항과 취향을 기억해주고 손님도 다른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눈치싸움하고 가격이나 품질에 대한 미심쩍은 마음으로 구입하는 것보다 마음 편해서 가는 것일게다. 반면에 이 치과와 안경점에서는 거절하기 어려운 오랜 친분 관계를 기반으로 고객이 느끼는 불편함과 불만족과는 상관없이 이익에 대한 추구가 느껴졌다. 거기가 아니면 먹을 수 없는 음식을 파는 식당과 다르게 대체제가 충분한 업종이다보니 더 다른 업체 변경이 쉬웠다.
단골이라는 것도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반복적이거나 오랜 시간에 따라 만들어진 신뢰감 있는 관계를 부르는 다른 이름이다. 시장독점적이거나 경쟁업체보다 월등하지 않은 업장에서는 손님 간보기도 적당히 해야 할 것이다.
2018/04/29
모르는 청각장애인과 처음으로 수화 대화
휴일 오후 아내는 수영장에 갔고 두어시간 시간이 붕 뜬 나는 맥북을 챙겨들고 스타벅스를 찾았다. 미리 저렴하게 사둔 아메리카노 쿠폰에 추가금을 더해 디카페인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란데를 샀다. 휴일 오후라 빈 자리가 거의 없었는데 다행이 벽쪽 자리 하나가 비어있었다. 새로 찾은 GTD 웹앱과 아이폰용 앱을 테스트하고 있던 중 옆자리 커플이 눈에 들어왔다. 책을 펴놓고 공부하고 있는 남녀 학생이었는데 잠깐 잠깐씩 수화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곁눈으로 보였다.
최근 몇년간 수화를 틈틈이 배워왔고 요즘도 화,목요일 저녁은 수화강습을 들으러 다니는 중이라, 어느 정도 신경이 그쪽 방면으로 쏠리긴 했다. 빤히는 물론이려니와 힐끔이라도 쳐다보는건 실례일듯 하여 부러 모니터에 더 집중했다. 그간 수화 강사님에게 몇번이고 물었던 것 같은데, 길가다가 수화하는 분을 만나면 수화 배우고 있는 학생이라며 말을 걸어봐도 되느냐, 라고 했더니 대화 중간에 불쑥 끼는게 아니라면 아마 대부분 괜찮을 것라고 했던 기억이 났다.
대충 커피도 다 마셨고 하려던 일도 마무리가 되어 자리를 슬슬 정리하다가 남학생과 눈이 마주쳤다. 이때다. 지금이야! 말을 걸어!!! 마음 속에서 스위치가 켜졌다. 안녕하세요? 청각장애인이세요? 저는 청인인데 요즘 수화를 배우고 있는 중이에요. 옆에서 수화하시는 모습이 눈에 띄길래 반가워서요. 남학생과 여학생은 나에게 청인이냐고 다시 물었고 그들도 반갑다고 이야기 해 주었다. 대학교 이름을 부르는 별칭이 추측되는게 있긴 했으나 혹시나 해서 지화로 물어보았는데 역시 그 별칭이 맞았다. 인근에 있는 대학교 학생들이길래 요즘 시험이냐 물었더니 시험기간 이라고 대답해주었다. 맞다 시험이 아니고 시험 기간이 더 적확한 표현이다. 미숙에서 벌어지는 실수지만 대부분의 청각장애인 분들은 잘 알아들으신다.
수화를 배우고 있는 간략한 사연과 잠깐의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긴 대화를 나눌 실력도 안되기도 하고 공부하는 학생한테 아저씨가 길게 말 거는것도 미안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반가웠어요, 열심히 공부하세요. 감사합니다~ 하고 인사하고 자리를 떴다.
수화를 배운 후 모르는 청각장애인에게 처음 말을 걸어본 날이다. 흔하지 않은 외국어를 배우고 있는데 그 나라에서 온 외국인을 우연히 만나 인사하면 이런 느낌일까? 수영 다녀온 아내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수화를 아주 잘하는 자기는 그런 경우에 말을 걸수 없단다. 배우는 중이라 어눌하고 중간중간 틀리는 사람이기에 말을 걸 동기도 있고 상대방도 기특하게(?) 여기면서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란다. 일리 있는 말이다. 당신 오늘 엄청 뿌듯했겠다고 아내는 여러번 이야기하며 엄지를 치켜들어 주었다.
2018/04/17
"그런건 없어요" 라는 체육사 주인장
어머니의 등산지팡이 끝에 씌울 고무마개를 하나 사야했다. 등산용보다는 가까운 거리 다니실 때 짚으실 일이 많은데 건물 내 시멘트 등 매끈한 재질로 된 바닥에서는 까딱하다가는 미끄러진다. 쇠꼬챙이 끝에 씌우는 고무가 원래는 있었는데 아마 잃어버리신 모양이다.
여러 운동기구를 파는 동네 체육사에 가서 등산용 지팡이 끝에 끼우는 고무마개 있는지 물었다. 주인장은 손짓을 하며 가게 안쪽 선반으로 오라고 했다. 있는가보군. 주인장은 선반에 매달린 등산지팡이를 손으로 툭 짚으며 "그건 따로 나오는게 아니고 이렇게 지팡이 하나당 하나씩 나오는거에요" 랬다. 잘 보이진 않았지만 포장상자 안에 지팡이와 고무마개가 셋트로 들어있었나보다.
"아 그래요. 알겠습니다."
사실 등산지팡이 끝 고무마개는 오픈마켓에서 개당 300원씩에 팔리고 있다. 제품 가격대비 상대적으로 배송비가 아까워, 오프라인에서 개당 천원씩에 팔면 그래도 오프라인에서 사는게 낫겠다 싶어서 가봤던 것이었다.
고무마개가 따로 나온다는 것을 체육사 주인장이 알았는지 몰랐는지는 모르겠다. 몰랐다면 선의였을 것이다. 만약 알고도 그런 제품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라면 자기네 가게에 없는 물품을 찾아 다른 가게를 가보는 것도 막으려는 의도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남의 체육사에서 물건을 파는게 배아파서 일수도 있겠고, 구색맞추기가 부족했음을 알리기 싫어서였을수도 있다.
어쩌면 고무마개가 절실한 손님이었다면, 아예 새 지팡이 셋트를 사게 할려는 것일 수도 있었겠지...
고무마개가 따로 나온다는 것을 체육사 주인장이 알았는지 몰랐는지는 모르겠다. 몰랐다면 선의였을 것이다. 만약 알고도 그런 제품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라면 자기네 가게에 없는 물품을 찾아 다른 가게를 가보는 것도 막으려는 의도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남의 체육사에서 물건을 파는게 배아파서 일수도 있겠고, 구색맞추기가 부족했음을 알리기 싫어서였을수도 있다.
어쩌면 고무마개가 절실한 손님이었다면, 아예 새 지팡이 셋트를 사게 할려는 것일 수도 있었겠지...
2018/03/30
삼각대 가방 수리기
삼각대를 담아두는 가방의 지퍼가 고장났다. 지퍼 자체는 괜찮은데 손잡이가 부러진게다. 동네 세탁소에 가서 물어보니 천이 두꺼워서 세탁소 재봉틀로는 지퍼를 새로 달 수가 없으니, 어디어디에 있는 구두수선 집으로 가보라 한다. 부지런히 찾아가서 수선할 가방을 건넸다.
주인아저씨는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지퍼 부속을 보관하고 있는 서랍장과 사물함에서 몇개의 지퍼를 꺼냈다. 꺼낸 지퍼 모두 장착에 실패하고 또 다른 서랍장을 열어 지퍼를 꺼내어 겨우 바꿔 달았다. 가방에 붙어있는 지퍼 부분과 이빨은 그대로 두고 슬라이더만 교체한 것이다. 장착 후 약간의 오차가 있는지 이리저리 퉁퉁 망치질을 하고나서 건네주신다. 위아래로 움직여보니 잘 잠기고 열렸다.
수리비는 5천원이란다. 생각보다 비싼것 같았지만 미리 물어보지 않은 사람 탓이지 하고는 값을 치뤘다.
오늘 혹시나 하고 그 가방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4180원이다. 배송비 포함하면 6680원에 새 가방을 살 수 있었던 것을 지퍼 손잡이만 5천원에 고친 것이다.
범용적으로 나온 부품을, 수년째 보관해오던 재고에서 찾아, 니퍼와 뺀찌와 망치로 수십분에 걸쳐 수작업으로 벌리고 땡기고 찝고 두들기는데 대한 비용이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이러한 수리,수선을 할 때에는 어느 정도 제품가격과 견주어보고나서 수선할 것인지 새로 살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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