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30일 목요일

연습장으로 쓸 신문용지 A4 구입

이러저런 디지탈기기들이 있긴하여도 회의 때 메모하는데에는 역시 종이가 빠르고 편리하다. 적은 메모를 정리하여 메일로 보내기도 하고 캘린더에 써 넣거나 GTD로 옮긴다. 문서를 만들어야하면 문서 종류에 맞게 업무용 위키나 워드파일, 아니면 구글닥스에 새 항목을 만든다. 돌이켜보니 이렇게 하고나면 처음 메모했던 수첩은 다시 펼쳐보는 일이 없었다. 노트를 계속 펼쳐보며 업무에 활용하는 것도 아닌데 굳이 비싼 노트를 사야할까 싶어서 신문용지 A4용지를 한 상자 구입했다. 가격은 2500장에 만원 안팎. 배송비는 따로다. 물론 재생지가 나무는 덜 베어내겠지만 수집한 폐지를 다시 종이원료로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화학약품을 사용하는지 알기는 어렵다. 해외에서 가져오는 30장짜리 재생지 노트는 천원이다. 그렇지만 화석연료를 때며 연기를 내뿜으며 거대한 배로 몇달을 실어오는게 과연 환경을 위한 것인지도 잘 모르겠다. (물론 폐지도 수입한다.) 생나무를 베어내어 만든 종이도 아니고 배타고 실어온 완제품도 아니고, 그리고 값도 싸고, 또 색깔도 눈이 편안하고... 라는 이유로 일단 자기 위안을 삼는다. [신문용지 A4 2500장 한상자] [포장을 뜯으면 500장 단위로 헐렁헐렁한 비닐에 담겨있다.] [이렇게 클립보드로 묶어서 쓰면 된다. 옆의 흰종이는 색깔 비교를 위해 올려둔 일반 복사용지다]

검정바탕에 흰 QR코드?

얼마 전 받은 어떤 IT관련 행사 초대장은 꽤 짙은 푸른색 종이였고 뒷면에 흰색으로 QR코드가 프린트 되어 있었다. [초대장 사진] [뒷면에 인쇄된 QR코드] 스마트폰에 설치된 몇몇개의 QR코드 앱으로 읽기를 시도했으나 인식하지 못하였고 혹시나 해서 덴소웨이브의 앱으로도 해봤지만 읽지 못하였다. QR코드의 바탕 영역과 코드 영역에 대한 규정을 찾다가 이러한 글을 찾았다. 2D Codes for Global Media > Do QR codes only work on a white background? 여러 이야기를 종합해보고 내린 결론. "QR코드에서 바탕 부분과 코드 부분의 색깔은 중요치 않다. 콘트라스트(대비)만 명확하다면 검정바탕에 흰코드도 상관없다. 다만 나와있는 많은 앱들이 흰(밝은)부분을 바탕으로 검정(어두운)부분을 코드로 인식하기 때문에 여러 앱으로 충분한 테스트가 필요하다." 위 초대장의 QR코드 사진을 역상+회색톤으로 바꾸면 아래 사진과 같은데 이 코드는 (테스트해보면 알겠지만) 여러 앱으로 문제없이 읽혀짐을 확인할 수 있다. [역상으로 바꾼 초대장의 QR코드 사진] 처음 이 초대장을 받았을 때 (2011년 5월초) 해보니 설치한 앱들 모두가 초대장에서 코드를 인식하지 못하였는데 오늘(2011년 7월1일) 해보니 그때와 다르게 쿠루쿠루는 인식을 하고 있다. 기술사양에서 정의한 것이 프로그램에 완벽하게 구현되진 않는다. (CSS나 HTML만 봐도 그러하고...) 그래서 담당자는 스펙대로 만들었기 때문이라거나, 자신이 쓰는 장비에서 자기가 쓰는 SW로 잘 된다는 이유로 그대로 제품을 출시해선 안되고 사용자 환경에서 테스트를 해 보고 문제없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다.

이 일이 잘되고 있는지 확신이 없다면 확인할 것.

서비스,사업이 다루고 있는 전문분야에서 오히려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다. 그 중 스팸방지를 해준다는 업체 덕분(?)에 더 많은 스팸을 받게 된 사연은 지금 생각해도 이른바 전설의 레전드였고... 이달초에 어느 인터넷 보안회사 홈페이지 pdf 자료를 다운받을 일이 있었다. 웹,DB,금융 보안쪽 보안을 다루는 그 회사는 pdf다운로드를 위해서 이메일을 요구했고 이에 응한 후 자료를 다운 받았다. 예상은 했지만 서너주 뒤에 그 회사 마케팅 부서로부터 광고성 메일이 왔고 해당 담당자에게 "더 이상 관련업무를 하지 않으니 메일 주소를 삭제해주세요."라고 회신하였다. 첫 마케팅 메일을 받은게 10시 6분, 이메일 삭제요청 메일 보낸것이 5분뒤인 10시 11분. 그런데 기대하지 않았던 담당자로부터 회신이 또 5분뒤 10시 16분에 도착했다. (오!)
안녕하세요 **시큐리티 마케팅 담당자 입니다. 해당 정보는 안전하게 파기 하였습니다. 회신 감사 드립니다. 기분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경험상 광고성 메일 수신거부 의사에 대해 처리 및 회신을 받은 것은 정말 수백번 보내봐야 한두번 받을까말까한 매우 드문 경우다. 으음.. 뭐 그렇게 끝났나보다 하고 살아왔는데.. 문제는 어제... 해당 업체에서 또 마케팅 메일이 날아온 것이었다. -_-;; 이건 정말 늘 이런 식이다. 예상 대답도 다 안다. 삭제한 데이타가 동기화가 안되었다거나 프로그램이 오동작했다거나 말이다. 그때 회신 보내왔던 담당자에게 전화해서 여차저차 설명하니 자신이 당시에 놓친 부분이 있던것 같다며 메일링업체에 다시 요청하면서 참조인에 나를 포함해서 보내겠다고 한다. 어떻게 하나 구경도 할겸 그러시라고 했다. 보안업체 담당자가 메일링 업체에 보낸 메일
안녕하세요 이** 대리님 **시큐리티 이**입니다. 개인정보에 대한 삭제가 필요한 건이 있어서 전달 드립니다. 데이터 내에서 삭제 부탁 드립니다.(하단에 표시) 빠른 시일 내에 부탁 드리고 전체 회신으로 확인 메일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기분 좋은 오후 시간 되세요^^
그래도 처음에 파기했다는 정보가 대체 뭘 파기했다고 한건지는 이해불가. "파기"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할 듯. 메일링 업체에서 날아온 회신.
안녕하세요. 대리님. 이 건은 정**대리와 communication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 드림
이뿅뿅 대리라는 분이 이렇게 회신 보내고 끝냈는지 아니면 이 내용을 정뿅뿅대리에게 전달했는지는 아직은 알 수 없는 상태. (다른 얘기지만, 보통 이럴 때는 메일에 "정뿅뿅 대리에게는 제가 메일을 전달하였습니다. 이후에는 정대리와 상의하시면 됩니다."라고 하는 편이 좋다.) 이후 메일링 업체의 정** 대리로부터 메일 도착. 전달이 되었나보다. ㅎㅎ 그런데 이 메일이 대박이다.
안녕하세요. ***의 정**입니다. 캠페인 발송 이후에는 내부적으로 진행되는 로직이 있어서 해당 고객은 삭제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목적이 추후 캠페인 대상에서 제외하고 싶으신 것이면 해당 고객의 정보에서 수신거부 체크하시면 됩니다. 이번에는 직접 처리해 드렸으나 추후에는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 처리하시면 됩니다.
데이타 삭제는 할 수 없게 되어있단다. ㅎ 그리곤 메일 하단에 내 개인정보가 들어있는 메일링 리스트 관리 프로그램 내에서 (데이타 삭제가 아닌!) 수신대상에서만 제외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캡춰가 첨부되어 있다. 결국 처음 마케팅 메일을 보내왔던 보안업체 담당자는 내 요청에 따라 개인정보를 폐기했다지만 내게 거짓말을 했거나 또는 정말 메일링 업체에서도 폐기되었는지를 확인하지 않았던 셈이다. 수신인에 나도 있었으니, 보안 솔루션 업체 담당자도 메일받고 아차! 싶었겠지. 아마 메일링 업체 정**대리라는 양반이랑 전화통화를 하던지 했나보다. 정**대리로부터 다시 메일이 날아온다.
안녕하세요. ***의 정**입니다. 해당 고객이 캠페인 수신거부가 아니라 데이터 삭제를 요청하셨다고 하니 데이터베이스에서 직접 삭제하도록 하겠습니다. 문의사항이 있으시면 전화 주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
메일링 업체에서 정말 지웠는지 안 지웠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그저 저 메일 또한 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짜고하는 연극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고. 마치 "오빠, 사진 받아요"하며 날아온 메일 속 exe첨부파일을 열기전에 반드시 메일 보낸 사람에게 첨부파일이 뭔지 물어보고 열어야하는 것처럼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잘되었군!"이 아니라 "잘 되는것 같군", "이렇게 하면 보통 된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 과정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파기한 것이 정말 잘 파기되었는지, 파기되지 않은 사본은 없는지, 해당업체의 파기 업무에 대한 신뢰는 확보되는지, 파기에 대한 로그 파일은 확인이 가능한지 등 말이다. 담당자 입장은 안타깝지만 얼마나 꼴이 우스워졌나,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가 정말 제대로 동작하는지 아닌지 몰랐다는 것을 저렇게 공개적으로 까발려지다니 말이다. 쩝...

2011년 6월 29일 수요일

멋대로 흔들고 해석한 업보

어제 팀원들과 맥주마시러 갔을 때 생긴 일. 맥주를 3000cc 피처로 주문한다길래 이미 1차를 마시고 온터여서 2천cc 짜리를 시키란 의미로 일단 손을 절레절레 흔들어 보인 다음 (아냐아냐. 그거 말고..) 이어 손가락으로 V자(2000 cc로..)를 만들어 흔들어 보였다. 맥주를 주문하려던 팀원은 OK~ 알았다는 신호를 보낸 후 주문을 하였는데... 잠시 후 나온 맥주는 3000cc 두개였다. 3천 하나도 많다고 2천으로 줄이라는 건데 결과는 처음 의도의 3배인 6000cc가 나와버린 셈. ㅋ 이유는 손가락 두개를 펴서 흔든게 2천씨씨가 아닌 (3천씨씨) 2개를 시키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던 것. 자리가 소란스러워 말하는건 들리지 않고 그저 흔드는 손가락만 보고 그 정보로부터 상황을 판단 했던 것. ㅎㅎ [문제의 3000cc 피처 두개] 오고 갈 데이터에 대한 정의도 없고 제대로 전달되었는지 확인,정정도 없는 이런건 소통도 아니고 뭤도 아닌 경우다. 그 댓가는 결국 예상보다 3배나 많은 맥주 배터지게 마시고 나오는 수 밖에.... -_-;;

2011년 6월 27일 월요일

20년전 전화번호 수첩

퇴근하고 뜬금없이 서랍정리하다가 나온 낡은 전화번호수첩. 맨뒷장 안쪽에 그려진 지하철 노선을 보면 서울 1~4호선까지 그려져 있고 금정부터 사당까지는 빗금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한쪽 구석에 "사선부분은 1992년 개통예정노선"이라고 되어 있다. 그렇다면 1990년이나 91년 뭐 대략 이 시기에 쓰던 수첩이었다보다. 대부분은 동창들이거나 PC통신 동호회 친구녀석들이고 간혹 추측할 수 없는 이름이나 닉네임들이 보이기도 한다. 연락처는 삐삐번호 반, 집 전화번호 반인데 그 시절에도 딱 한명 011로 시작하는 번호, 그러니까 핸드폰을 쓰던 친구도 보인다. 그 시절에 PC통신 쓰던 녀석들이면 그동안 이쪽 바닥에서 직접 마주친 적은 없어도 한두다리 건너서 스쳐지나간 녀석은 몇 되겠지? 그나저나 아직 그 시절 동호회 친구중에서 꾸준히 연락하고 사는 녀석은 두명인데, 이 녀석들 전화번호는 오히려 이 수첩에 없다는게 희한한 일이다. ㅎㅎㅎ

2011년 6월 19일 일요일

QR코드와 짧은 URL

URL이 길더라도 이를 QR코드로 생성하는데는 별 문제가 없다. 다만 QR코드 자체가 복잡해지고 커지는 현상은 일어난다. 예를 들어 아래 네이트 게시물 중 한 URL 값을 예로 들어보자. http://newscomm.nate.com/board/view?bbs_grp_gb=TVDRAMA&bbs_sq=1297&ctgr_cd=IMPRS&tvpro_sq=61&post_sq=2648328 이를 QR코드로 만들면 아래와 같다. 바깥쪽의 Quiet zone을 포함하여 가로x세로 51칸짜리 코드가 생성되었다. 그런데 이 주소를 URL을 줄여주는 서비스를 이용하여 주소를 줄여서 QR코드로 만들면 아래와 같이 무척 크기가 작아진다. (여기서는 goo.gl을 이용하였다.) http://goo.gl/ZISDj 가로 세로 27x27 규격으로 줄어들었다. 면적으로 치면 처음 긴 URL로 만든 QR코드의 30% 미만이 되었다. 이는 원본 URL이 길면 길수록 더 큰 비율로 줄어들게 된다. QR코드의 에러정정능력이 무척 뛰어나긴 하지만 인식하는 장비가 대개 모바일이고 모바일의 특성상 이동 중에 촬영해야하므로 흔들리기 쉽고, 환경 ( 그림자, 반사, 조명, 인쇄매체의 물리적 공간)의 제약을 고려한다면 QR코드 생성시 긴 URL을 짧게 줄여서 표시하는 것은 여러모로 유리한 점이 있다. 유선 웹 상에서는 원래 URL을 알 수 없다는 이유로 URL줄여주는 서비스(URL Shortener)가 안좋은 시선을 받는 경우도 있으나, QR코드에 활용할 때는 QR코드를 육안으로 봐서야 어차피 원래 URL을 알 수 없으니 이 점에 대해서는 자유로울 수 있다.

2011년 6월 15일 수요일

가장 나쁜 주차

불법주차 중에서도 가장 몹쓸 주차는 인도와 횡단보도에 차를 올려두는 것이다. 인도를 가로막고 있는 차 때문에 사람들은 사고 위험을 무릅쓰고 찻길로 돌아 다녀야한다. 유모차를 끌고 있거나 걷기가 불편한 사람들이라면 무척 고생스럽고 위태롭게 인도턱을 내려가서 차를 피해 다시 턱을 올라와야한다. 또한 횡단보도에서는 큰차가 앞을 가로막고 있어서 건너편에서 켜진 파란 신호등을 못보고 있다가 뒤늦게 급하게 뛰어건너는 바람에 도중에 빨간 불로 바뀌는 수도 있다. 또 횡단보도를 여러 대의 차가 막고 주차되어 있다면 좁은 틈새로 줄서서 건너다보니 시간안에 못 건너서 빵빵거리는 차들 사이로 종종걸음을 치며 뛰어야한다. 인도와 횡단보도 위 주차는 자기 편하자고, 자기 주차비 아깝다고 보행자들에게 불편과 교통사고 위험을 강요하는 파렴치한 행동이다.

2011년 6월 13일 월요일

비수면 위 내시경 후기

올해 회사 건강검진에서는 처음으로 위 내시경을 받아보기로 하였다. 여태까지 위검사는 흰 페인트같은 약을 마시고 기계위에서 엎드렸다가 누웠다가 뒹굴렀다가 하는 위조영술만 받아왔었는데, 지시사항에 따라 이리저리 몸을 움직이는 과정이 은근히 번잡스러운데다가 한번도 내시경을 받아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늘 찜찜함은 있던 터였다. 대장내시경은 수면으로 지난 번에 해본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 위 내시경도 수면으로 할까, 하고 내심 생각하고 있다가 근처 동료들에게 물어보니 비수면 위 내시경도 할만하다고 하는 사람이 있어서 (지금 곰곰히 생각해보니 비수면 위내시경을 강력추천한 사람은 한 명이었던것 같다 -_-;;) 비수면에 도전해보기로 하였다. 지난 번 수면대장내시경 경험을 되새겨보니 비몽사몽 취한 상태로 한두시간 누워있어야하고 하루종일 그 기운이 남아 있어서 하루를 어리버리하게 보낸 기억도 비수면에 도전하게 된 이유 중 하나. 비수면은 그냥 꾹 참고만 있으면 5분안에 끝난다고 하니 정신줄 놓지 않아도 되고 시간도 아낄 수 있으니 비수면 상태에서의 고통과 불쾌감만 견딜 수 있다면 손해보는 장사는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사실 그거다. 얼마나 고통스러울 것인가. 얼마나 헛구역질을 하며 침을 질질-_-흘릴 것인가 하는 것. 인터넷에서 여러 후기와 댓글을 찾아보니까 비수면을 추천하는 경우는 5%~10% 정도, 나머지는 죄다 수면으로 하길 추천하는 것 같다. ㅎㅎ 은근 불안감은 커져가고. 아무튼 검진날 아침이 되어 병원에 갔고 다른 검사들 다 끝나고나서 마지막으로 내시경을 하는 순서가 되었다. 위 속 거품을 없애는 약이라면서 일회용 소주잔으로 물약을 한잔 준다. 그냥저냥 마실만하다. 주사 한대 맞는단다. 위장의 움직임을 느리게 하는 주사란다. 꽤 따끔하다. 주사맞고 나와서 대기실에서 5분쯤 기다리고 있으니 이제 안으로 들어오란다. 그 와중에도 많은 사람들이 바퀴달린 침대에 눕혀져서 회복실로 이리저리 끌려다닌다. 수면 내시경을 한 사람들이다. 내시경이 들어갈 때 자극을 덜 느끼라고 목구멍에 마취약을 뿌릴건데 따갑고 쓴맛이 날거란다. 긴 대롱이 달린 스프레이를 목구멍에 대고 칙칙 뿌린다. ㅋ. 따갑고 쓰다. ㅎㅎ 잠시후 목구멍이 뻐근하면서 뻑뻑한 느낌이 난다. 간호사 한명이 케이블이 달린 시커먼 장치를 들고 들어온다. 어느 SF영화에서 본 우주괴물의 몸뚱아리에서 한 부분을 뜯어낸 것 같기도 한 괴상한 모양을 하고 있다. -_-; 침대에 베개를 베고 옆으로 누우란다. 머리맡엔 부직포 같은 천이 깔려져 있다. 입에는 둥그런 구멍이 뚫린 플라스틱 뭉치를 물린다. 내시경을 조작할 때 입을 오무리면 안되니까 그 구멍을 통해서 내시경을 넣을 요량일게다. 숨은 천천히 크게 쉬란다.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쉬는 것이다. 운명의 시간이 왔다. 간호사가 뒤에서 머리를 붙잡고 의사가 내시경을 집어 넣는다. ㅋ. 목이 잠시 이물감이 느껴지더니 이야 쭉쭉 잘도 들어간다. 이건 마치 해수욕장에서 신는 쪼리 슬리퍼 한켤레를 목구멍으로 삼키는 기분이다. ㅋ 기분이 유쾌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토할만큼 고통스럽지도 않았다. 그저 목구멍과 식도, 그리고 뱃속에 뭔가 낯설고 거친 물체가 꿈틀대고 있다는 느낌뿐. 속으로는 연신
'와! 푸하하. 이 녀석 이거 장난이 아니잖아. 미치겠군~ 살살 넣으라고! 이 망할 자식아!'
라거나..
'오우! 젠장. 뭐지 대체 이 느낌은?! 제기랄. 환장하겠군...아압~ 푸흑. 적당히 해! !!!'
같은 생각이 들었다. ㅋㅋ 카메라가 달린 케이블을 넣었다 뺐다 하면서 촬영을 하는데, 의사가 손으로 쥐고 들락날락 하는 거리가 생각보다 길어서 좀 놀랐다. 뱃속에선 의사의 손놀림에 맞춰 쿨렁쿨렁 장기를 건드리는 느낌이 나고. 그리고는 한 2~3분 정도 한 것 같은데 다 끝났단다. 내시경을 뺄 때도 역시 넣을 때처럼 쪼리 슬리퍼가 후두두둑~ 딸려 나오는 느낌으로 마무리.^^; 음. 비수면 내시경을 해보니 역시 사람에 따라서는 매우 불편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평소 모험을 즐기고(ㅋㅋ) 정신줄 놓는게 싫고, 까짓거 눈 딱감고 2~3분 참을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충분히 시도해볼만하다. 게다가 속된 말로 똘끼있고 비위가 강한 편이라면 한번 도전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