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출퇴근 체크를 위한 지문인식 장치가 있다. 시간이 표시되고 오전에는 출근모드, 오후에는 퇴근모드로 자동으로 바뀐다. 필요시에는 수동으로 출퇴근 모드를 바꿀 수 있다.
이게 시간이 좀 애매하게 안 맞는다. 어떤 날은 정각에 가깝게 시간이 표시되다가 조금씩 느려져 10초, 또 며칠 지나면 20초, 요즘에는 28초까지 느려져있다. 기기는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고 서버는 모 공공기관 건물안에 설치되어 있다. 퇴근 시간이 지났는데도 시간은 여전히 퇴근시간이 아직 되지 않은 것으로 나와 있고 그 시간이 들쭉 날쭉이니 당연히 불편하다.
기기에 써 있는 제작업체인지 관리업체인지로 전화를 했다. 이러이러하다고 하니까 "분단위로 어긋나면 조정이 가능한데 몇십초 차이까지 맞추기는 어렵다"고 한다. ntp서버에서 시간 받아오는게 뭐 그리 고난이도의 기술인지 모르겠다. 이걸 뭘 분단위 차이가 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보정을 하고 앉았나. 하루에 한번씩 규칙적으로 표준시에 맞추면 될일을. 시간을 기록하자고 만들고 설치한 기기에서 30초까지 시간이 늘었다 줄었다 하는건 정말 수준이하이다.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장치중에 이렇게 시간 차이나는 장치는 근 20년만에 처음 본다고 얘기했더니, 그런 걸로 전화하는 사람도 처음 봤단다. ㅎㅎ... 발끈하셨나보다.
지인 H에게 이러저러한 일이 있었다고 얘기하니까 그 정도 시간 차이가 나는 것도 서버라고 부를 수 있는지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공공기관에 납품되어 운용하는 장치들을 보면 유독 기본적인 엔지니어나 기획자, 운영자의 자존심도 없는 이들이 관련된 경우가 수두룩하다. 지시받은 업무 범위가 그러하니까 그렇게 일하겠지만 이런 사실들이 새로운 클라이언트들은 알 수가 없으니 문제고 제대로 이의제기를 하는 사람이 없다는게 이렇게 대응할 수 있는 이유일게다. 출퇴근 기록기 입찰 들어갈 때 이 업체의 기기는 하루에 30초 이상 시간차가 날 수 있지만 분단위 차이가 날 때까지는 보정하지는 않는 곳이에요, 라고 귀띔해주고 싶다.
지난 주말 인천공항에 갈때까지는 괜찮았다. 오토파일럿도 문제 없었다. 공항 지하주차장에 1시간가량 주차하고 출차하면서 오토파일럿을 켜니 제한속도 10킬로미터인 도로라고 표시되었다. 자동차전용도로여서 시속 70킬로미터로 일단 오토파일럿이 가능하긴 했으나 그 속도로 고속도로를 달릴 수는 없는 일. 오파를 끄고 수동운전해서 가장 가까운 휴게소로 들어갔다. 스크린의 지도(내비)앱을 열어봤더니 현재 위치가 인천공항이란다. 아까 제한속도10킬로는 지하주차장이라고 인식해서 그렇게 나왔나보다.
스티어링휠에 양쪽 조그다이얼을 동시에 눌러 리셋을 해보았으나 복구되지 않았다. 다시 주행하다가 졸음쉼터에서 다시 시도해봤지만 여전히 위치는 인천공항이다. 일단 귀가. 이래저래 찾아보니 해외에서도 사례가 여럿 있었고 국내 커뮤니티에도 비슷한 증상이 있던 사람들이 보였다. 주욱 찾아보니 아래와 같은 방법들로 해결이 되었다한다.
리셋
딥슬립 모드 들어갔다가 깨우기
소프트웨어 재설치
서비스센터 입고 (GPS센서 및 케이블 교체)
리셋은 이미 여러차례 해 보았고 효과가 없었다. 차량이 딥슬립 모드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센트리모드를 끄고 블랙박스가 연결된 USB 저장장치를 제거했다. 딥슬립 모드로 들어갔(을 것이)다. 차량과 정보를 주고받지 않도록 앱 실행도 하지 않았다. 1~2시간 후에 깨워보면 복구된다고 했는데 실패. 변함없이 인천공항으로 표시됐다. 도리없이 테슬라 앱에서 센터 입고를 예약하고 증상을 입력했다.
인천공항 지하주차장에 약 1시간 10분 주차하고 출차한 이후부터 지도가 인천공항으로 고정됨.
오토파일럿 실행하면 현재도로의 최고속도가 10km/h로 표시되고 오토스티어링 속도는 최대 70까지만 설정됨 (인천공항고속도로, 제2서해안고속도로 주행)
첨부한 이미지는 인천공항에서 약 110km 거리를 주행 후 화면임. 전혀 이동이 없음.
리셋 및 딥슬립 1시간 30분 후 가동해 보았으나 해결되지 않고 동일 증상
센터 예약과는 별개로 다음날 아침 테슬라 고객센터에 전화했다. 증상을 이야기하니 딥슬립 이야기를 하길래 이미 해봤으나 소용없었다고 알려주었다. 센터에 들어가야할려나보다.
그 와중에, 이 문제가 하드웨어 문제는 아닌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폰에 설치한 테슬라 앱의 "위치" 메뉴에 보면 현재 차량의 위치가 지도에 보이는데 여기에는 제대로 집에 주차한 것으로 표시됐다. 한 차량에 차량 내비용 GPS와 앱의 위치 메뉴로 보여줄 GPS를 굳이 따로 장착하지는 않았을 것같다. 측정값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난 것으로 추정하는 근거다. 그 와중에 차량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앱 알림이 하나 왔다. 2024.20.7 버젼을 설치할 수 있단다.
이미 나는 그 버젼을 사용하고 있는데 알림이 오니 의아하다. 아마 오전에 통화했던 고객센터 또는 예약한 서비스센터 쪽에서 재설치 명령을 전송해준게 아닌가 싶다. 설치에는 1시간쯤 걸릴 것으로 예상. 외부에 나와있던지라 앱에서 설치 승인을 눌러주었다. 소프트웨어 설치 과정에는 굳이 운전자가 차에 없어도 된다.
1시간반쯤 지나 차에 가보니... 변화가 없다. 여전히 인천공항으로 표시된다. 미리 사진찍어둔 소프트웨어 버젼도 업데이트(또는 재설치?) 후에도 바뀌지 않았다. 역시 재설치였던 것이다. 이 방법도 해결이 안되는 것인가. 잠시 고민하던 중 곧이어 내비게이션 맵 데이타 업데이트 하라는 알림이 도착했다. 맵 업데이트는 1~2분 정도에 마무리가 됐다. 이건 버젼이 올라갔다. 그러나 내비에는 여전히 인천공항으로 표시되어있다. 문제가 생긴지 거의 24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문득 타이어의 압력센서도 차가 움직이면 바퀴를 따라 센서가 돌면서 신호를 뿌리고 차량에 설치된 수신기가 신호를 잡는다는 얘기가 기억나, 소프트웨어도 새로 설치했고 내비 데이터도 업데이트도 했으니 혹시 차량이 움직이면 달라질까, 싶었다. 주행을 시작했다. 오! 수초내에 곧바로 지도에 현 위치가 표시되고 이동 경로도 제대로 표출되었다. 주행하는 도로의 최고속도도 잘 표시됐고 이러하니 오토파일럿도 제대로 잘 동작했다. 아무래도 흔히 컴퓨터 사용할 때 얘기하는 것처럼 소프트웨어적으로 뭔가 꼬였다가 재설치하면서 복구된게 아닌가 싶다. 인천공항으로 출발하기 직전 내비 업데이트를 하라는 알림이 온걸 무시했었는데 그게 원인으로 치기에는 사건(...)의 규모에 너무 사소한 원인인것 같고.
센터 예약은 바로 취소했다. 아마 이런 센터방문 요청 중 GPS오류 케이스에서 소프트웨어 재설치로 해결이 되는 경우가 있었으니 OTA로 쏴준게 아닌가 싶다.
테슬라 내에 설치된 모니터에는 음악앱이 있고 여기서 애플뮤직을 감상할 수 있다. 자신의 애플 아이디로 로그인하고 프리미엄 커넥티비티를 구독하고 있다면 라이브러리, 재생목록, 최근 재생음악도 보이고 플레이어 조작이 가능하다. 음악은 이렇게 하면 큰 화면이 있는 플레이어에서 잘 들을 수 있다. 폰을 블루투스를 이용해서 테슬라에 연결하면 이제부터는 테슬라에서 전화를 걸 수 있고 문자를 받고 회신할 수 있게 됐다. 여기까지는 별 문제가 없어보인다.
그런데, 테슬라 기본 내비는 목적지를 설정하지 않으면 과속카메라 알림을 보내지 않을뿐더러 아직까지 내비 기능이 다소 미흡한 면이 있다. 예를 들어 원형교차로에서 2시 방면 서울시청쪽 출구로 나가라, 이런 안내가 없다. 이런 이유로 내비는 여전히 폰 내비를 사용하는걸 선호한다. 아는 길에서도 이른바 안전운전 기능을 켜두면 과속단속카메라나 방지턱, 사고다발지역 같은 안내를 해주기 때문. 그런데, 이렇게 사용하면 문제가 뭐냐면 내가 테슬라의 인앱 음악을 듣고 있으면 폰 내비에서의 안내 음성이 나오지 않는다. 폰에서 나오는 각종 안내음이 폰 내비에서 블루투스 장비(테슬라)쪽으로 소리를 내보내는데 테슬라에서는 오디오 소스를 블루투스가 아닌 인앱(자체) 음악을 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프리미엄커넥티비티를 구독하고 있지만 인앱 음악 대신 블루투스 연결을 활성화하고 폰에서 내비와 음악을 사용하여 테슬라 쪽으로 사운드를 출력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인터넷 연결비용도 아깝고 15인치가 넘는 화면 대신 폰 화면으로 음악 앱을 조작해야하는 사용성도 아쉽다. 운전중 폰 내비의 화면보다는 소리 안내에 더 의존하는 편이라 내비의 소리를 들으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오늘 알게 된 방법, 음악은 인앱으로 재생하고 폰 내비의 사운드만 아이폰에서 출력할 수 있었다. 바로 아이폰 단축어 기능 중 자동화 기능을 사용하는 것이다. 자동화 기능을 이용하면 특정한 조건일 때 특정 동작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고 이 조건을 지정하고 이 때 특정 동작을 지정할 수 있었다. 이 특정 조건을 특정앱 그러니까 내비앱을 지정하고 특정 동작을 사운드 출력방향 지정함으로써 내비앱을 실행했을 때만 소리가 블루투스 장치가 아니라 폰으로 나오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방법은 아래와 같다.
단축어앱에서 "자동화" 메뉴를 선택한다.
+ 기호를 눌러 새 항목을 작성한다.
스크롤을 내려 "앱"을 선택한다.
"앱" 항목에서 사용할 내비 앱을 선택, "열릴 때"에 체크, "즉시 실행" 선택
"다음" 버튼을 누르고 맨 처음에 있는 "새로운 빈 자동화" 항목을 선택
화면 맨 아래 검색창에 "재생"까지 치고 스크롤를 내려 "재생 대상 변경"을 선택
"iPhone"을 선택
필요하면 음량설정을 추가하여 음량값도 지정 가능.
완료
이렇게 해 놓고 보니 차에서 인앱으로 애플 뮤직 재생이 잘 되고, 아이폰에서 내비 앱을 실행하면 내비의 각종 안내는 전화기쪽으로 잘 출력된다. 블루투스 연결이 해제되거나 기기가 삭제된 것은 아니므로 전화통화와 문자 받기와 회신은 여전히 테슬라 시스템을 이용해서 사용이 가능했다. 인앱 음악도 듣고 폰내비의 음성출력은 블루투스로 받아서 잘 믹싱해주면 최상이겠으나, 오히려 차량의 사운드보다 상대적으로 후줄근한 폰의 사운드로 내비 안내를 분리하는 면이 안내사항을 더 잘 알아들을 수 있는 의외의 장점이 있는 것 같다. 마치 주방 타이머가 삡~ 삡~ 삡~ 거리는 저렴한 부저로 울릴 때 잘 알아들을 수 있는 것처럼. 요즘 말로 럭키비키인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