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6월 21일 목요일
컨퍼런스 단골메뉴, 영어병 강사들.
웹앱스콘에 다녀왔습니다. 후기야 여기저기 꽤 많이 올라왔을 것 같구요. 해마다 웹관련 컨퍼런스는 한두개쯤은 가는 것 같은데 발표자중에 점점 영어병 환자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 말로 된 사이트를 만들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쓰는 서비스에 대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을 모아놓고 한국말로 소개를 하는데 발표자료는 희한하게도 다 영어로 만들어 왔단 말입니다.
해외 사이트나 자료를 참조할 때 영문을 인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에도 한글로 번역문을 먼저 써 놓고 원문과 출처를 밝히는 것이 바른 표현이겠지요. 그런데 외국에서 가져온 문장을 인용하는 것도 아닌데 온통 영어로 뒤덮인 자료를 들이미는 것은 참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입니다. Launched on 31 March 라든가 More than 30 mashups are now available 이라든가 type your words with VIM in textile 이라든가...
그들이 만든 서비스에 녹아있는 논리와 철학이 아무리 복잡해도 서비스를 쓰는 고객들은 단순하게 사용함으로써 그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당신의 강의를 듣기 위해 온 청중 고객들에게 scalable,fundamental, compelling, trustworthy, predictive ... 단어를 주절거려서 당신들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란 말입니까.
혹시라도 그들이 권위란 자신들의 말을 얼마나 더 어렵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만약 청중들에게 쉽게 설명할 능력이 부족하다면 당신은 아직 컨퍼런스에 나와서 떠들어 댈 자격이 없습니다.
당신들과 함께 발표자로 나선 구글의 웹마스터 데니스황은 실리콘밸리에서 일하고 있지만 발표자료는 순 한글로만 만들어 온 것을 보았습니다. 데니스황이 발표를 마치고 어느 누구보다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은데는 그가 자신의 환경과 업무에서 느껴지는 선입견과는 달리 누구보다 쉽고 재미있게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잘 전달했기 때문은 아니었을지 생각해봅니다.
영어병 환자들, 당신들은 좀 더 겸손한 자세로 시장과 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