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2월 25일 일요일

배째라 드리프트

온라인 캐쥬얼 레이싱게임인 카트라이더에 "허공의 갈림길"이라는 맵이 있다. 일종의 지름길인데 점프대를 밟고 뛰어 오른 다음 U자 모양으로 생긴 허공의 도로를 돌아나가면 점프하지 않은 경우보다 승패를 좌우할만큼 빠르게 코스를 돌 수가 있다. 문제는 이 허공의 도로가 폭이 그다지 넓지가 않고 난간이 없는 U자형 도로이기 때문에 삐끗하다가는 아래쪽 도로로 추락해서 지름길은 커녕 떨어지면서 뒤집한 차를 수습한 다음 먼 길로 돌아가야하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카트라이더에는 shift키와 방향키를 눌러 차를 일부러 미끄러뜨리는 드리프트라는 기술을 사용할 수가 있어 급한 코너를 지날 때 감속해서 통과하는 것 보다 빠르게 코너를 통과할 수 있다. 단, 미끄러지는 동안 차체를 제어하기 힘든데다가 잠시라도 키조작하는 시점을 놓치면 차체가 미끄러지다 멈춰야할때 멈추지 않고 계속 미끄러지기도 한다. 이 허공의 지름길을 통과하는데도 드리프트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데 나름대로 카트를 한다고 하는데도 유독 이 맵에서는 드리프트를 쓰지않고--수줍게-- 감속해서 U자 도로를 통과한다. 아마 이 맵이 처음 생기고나서 몇번 드리프트 하다가 아래로 처박힌 경험 때문인듯 싶다. 또 시도해봐야 나는 또 떨어질거야라는 불안감에 비록 속도는 조금 떨어지고 레벨에 비해 쪽팔리더라도 위험하지 않게 감속해서 지나가자 --전문용어로 "안전빵"이라고 한다.--는 가치관(-_-)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 엊그제 완전초보를 뜻하는 노란장갑 5개손가락에 연습카트를 타고 있는 사람과 1:1로 이 맵에서 붙게 된 김에, 에라 모르겠다. 떨어져도 충분히 회복할 수 있을만해 보이는 상대니까 한번 연습이나 해보자, 하고 2층 U턴 도로위로 점프해서 올라가자 마자 "깨에에엑~~ " 드리프트를 시도했는데 웬걸! 아주 깔끔하게 성공해버린 것이다. 이후로는 최대8명으로 꽉 찬 게임에서도 드리프트 척척 해내고 있다. 게다가 드리프트 하는 와중에 화면저장(F4키)까지 누르는 여유까지. 카트라이더 허공의 갈림길 스크린샷 정말 부족한 것은 드리프트 기술이 아니라 "배째라 마인드"였던 것이다. -.-v